문학 속 인물 분석

문학 속 인물 분석(7) 작은 아씨들의 조는 여성의 삶을 어떻게 새로 정의했는가?

teemoessay 2025. 7. 1. 17:00

작은 아씨들의 조는 여성의 삶을 어떻게 새로 정의했는가?

– 결혼 너머의 삶을 꿈꾼 최초의 여성 주인공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은 19세기 미국의 한 가정에서 자란 네 자매의 성장 이야기를 다룬 고전이지만, 그 안에는 단순한 가족 소설을 넘어서는 사회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

 

특히 주인공 조 마치(Jo March)는 당시 여성상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함으로써 여성 독자들에게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대부분의 여성 캐릭터들이 결혼과 가정이라는 틀 안에서 행복을 찾는 데 반해, 조는 결혼보다 글쓰기, 가정보다 독립된 삶에 열망을 품었다. 그녀는 여성이 반드시 누군가의 아내나 어머니가 되어야만 가치 있는 존재가 된다는 사회의 암묵적인 규범에 의문을 던졌고, 그 규범 밖에서 자신의 삶을 정의하고자 했다.

 

이 글에서는 조 마치라는 인물이 왜 그 시대에 혁명적인 존재였는지, 그리고 그녀가 어떻게 여성의 삶을 새롭게 해석하고 재정의했는지를 살펴본다. 조의 선택은 단지 소설 속 인물의 고유한 특성이 아니라, 여성의 자율성과 주체성을 향한 시대적 전환의 신호였다.

문학 속 인물 분석 작은 아씨들의 조가 정의한 여성의 삶

조는 왜 결혼보다 자신만의 길을 선택했는가? 

조 마치가 보여준 삶의 방향은 당시의 ‘이상적인 여성상’과는 명확히 달랐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고, 자신이 작가가 되어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었다. 조는 가족을 사랑했지만, 동시에 그 사랑이 자신의 자율성을 억누르는 족쇄가 되지 않기를 바랐다. 다른 자매들이 로맨스와 결혼에 대한 기대를 품을 때에도, 조는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스스로의 이름으로 살아가고자 했다.

 

그녀는 한 남자의 ‘부인’이 되는 삶이 아닌, 조 마치라는 개인으로서 존재하는 삶을 원했다.

 

이는 19세기 여성에게는 매우 급진적인 생각이었다. 그 당시 여성은 경제적 독립이 어려웠고, 사회적으로도 결혼이 유일한 생존 수단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조는 그런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좇았고, 타인의 기대보다 자신의 욕망을 선택했다. 그녀는 결혼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지만, 결혼이 삶의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조의 이런 태도는 여성에게 ‘결혼 이외의 삶’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문학 속에서 보여준 강력한 사례였다.

 

조의 글쓰기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자기 선언이었다 

 

조에게 글쓰기는 생계를 위한 수단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남기기 위한 행위였다. 그녀는 소설 속에서 여성 작가가 되는 일의 어려움을 직접 겪는다. 그녀의 글은 종종 “여성답지 않다”, “너무 강하다”, “감정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조는 자신의 문체와 이야기를 끝까지 지켜낸다. 그녀는 글쓰기를 통해 감정을 다루고, 사회를 비판하며, 여성으로서의 존재를 드러낸다. 당시 사회에서 여성의 목소리는 종종 사적인 것으로 치부되었고, 공적 공간에서의 발언은 무시되기 일쑤였다. 조는 그런 구조를 깨기 위해 글을 썼고, 결국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하면서 여성도 스스로의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녀의 글쓰기는 단순한 창작 활동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외부에 알리고, 여성도 하나의 독립된 ‘주체’로서 존재할 수 있음을 선언하는 방식이었다. 조는 글을 통해 자신을 증명했고, 글은 조에게 있어 세상과 맞서는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조 마치가 보여준 여성상은 왜 여전히 유효한가? 

 

조 마치가 창조된 지 150년이 지났지만, 그녀의 캐릭터는 지금까지도 현대 여성들에게 강한 울림을 준다.

 

그 이유는 그녀가 보여준 갈등과 선택이 지금도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마주하는 현실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전히 여성에게 ‘결혼 계획’, ‘육아 계획’을 묻는 사회에 살고 있고, 누군가의 딸이나 아내 혹은 어머니로 규정되길 요구받는다. 조는 그런 고정된 틀을 스스로 거부했고, 자신의 인생을 직접 설계하고자 했다. 그녀는 완벽한 사람도, 모든 걸 성취한 슈퍼우먼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는 고민하고 방황하며, 때로는 가족과 충돌하고 좌절을 겪는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을 통해 그녀는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간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독자들은 조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된다. 조는 우리 모두가 품고 있는 독립에 대한 욕망, 삶을 주도하고자 하는 열망, 사회적 기대와 개인적 자유 사이의 갈등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녀는 ‘작은 아씨들’ 중 하나이지만, 그녀가 선택한 삶은 결코 작지 않았다. 그녀는 여성의 삶이 단지 사랑과 결혼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사실을 세상에 처음으로 말한 사람이었다.

 

조 마치는 단순한 소설 속 캐릭터가 아니라, 한 시대를 넘어 지금까지 이어지는 여성 주체성의 상징이다. 그녀는 결혼이 아닌 자아 실현을 꿈꿨고,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선언했다. 그녀가 새로 정의한 삶은 당시에는 혁명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도전이다. 조는 여성도 ‘하나의 이름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