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클리프는 복수심에 사로잡힌 괴물인가, 상처 입은 연인인가?– 사랑이 부재한 세계에서 탄생한 비극의 주인공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은 고전 문학 중에서도 가장 격정적이고, 모호하며,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을 집요하게 파고든 작품이다. 그 중심에는 히스클리프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사랑과 증오, 열망과 파괴를 동시에 품고 살아가는 이중적인 인물이다. 많은 독자들이 히스클리프를 '복수의 화신', '감정적 폭군' 혹은 '도덕을 초월한 괴물'로 해석하지만, 또 다른 독자들은 그를 '사랑의 상처로 뒤틀린 인간', '버려짐과 배신으로 고통받은 존재'로 바라본다. 이 모순적이고 복잡한 감정의 층위가 바로 히스클리프라는 인물을 단순한 악역이 아닌, 문학사에 길이 남을 입체적 캐릭터로 만든다. 이 글에서는 히스클..